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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의 해법


Credit: Joshua Lott for The New York Times


지난 포스트에서,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의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 설치 공약에 대한 제 생각을 몇 자 적었었습니다.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 가능만 하다면 대환영]

제 의견은, 일단 대환영이나, 무선공유기를 저렴하게 설치하는 정도의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 망 운영 비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 좋은 것을 왜 하지 못하겠습니까. 망사업자들이 무료 봉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고, 이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노회찬의 공감로그'에 새로 올라온 을 보면, 권영선 카이스트 교수의 기사를 인용하며, 통신사업자들도 손해가 되는 사업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통신사업자가 '망 사업자'의 역할만 한다면 손해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통신사업자가 콘텐츠 사업자로 변화하고 있다. 그게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 자체는 100%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 사업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KT, SKT 같은 망 사업자로서의 처지에서 보자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바로 트래픽이 집중되면서 기지국이나 채널 또는 주파수를 증설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통신사업자는 적정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망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래서 트래픽 설계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트래픽은 보통 지역적인 편차가 심해서,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몰리는 지역을 기준으로 증설하게 되면, 어느 정도는 특정 지역만의 증설 또는 트래픽 분산을 위한 기지국 추가 건설 등으로 입막음이 되겠지만, 그 선도 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 집니다. 주파수를 증설하거나 새로운 망으로의 업그레이드(예를 들어 WCDMA, HSDPA, HSUPA, HSPA+, LTE 같은 진화 단계를 상상하시면 되겠습니다)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국지적인 증설이 아니라 전체 망의 증설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히 천문학적인 비용이 듭니다.
게다가 '무료' 제공이라면 트래픽은 훨씬 더 늘어날 소지가 많겠죠. 그리고 이 트래픽은 기본적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행태이기 때문에 적정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 변수가 많아 예측도 어렵습니다.
고로,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의 운용 비용은 상당히 높게 책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자, 그리고 통신사업자의 컨텐츠 사업화를 통해 망 사업자가 아닌 다른 BM으로 접근한다면 망 비용을 보전하고도 남지 않겠느냐 반론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현재 통신사업자는 망 사업 이외의 영역-즉,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크게 돈을 벌고 있지 못합니다. 획기적인 BM이 아직 발견되고 있지 않을뿐더러, 통신사업자들의 마인드는 아직 망 사업자의 영역에 갇혀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창의적으로 선도하고 있지 못하다는 말씀입니다.
현재 망을 무료로 주고라도 그 비용을 보전하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가 통신사업자에게 있습니까? 대답할 거리가 없다면,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그런 게 없다는 게 정답일 것입니다.

외국은 무료 핫스팟이 많이 설치되고 있다는 것도, 경우가 좀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AT&T 같은 회사가 무료 핫스팟을 설치해 3G의 데이터를 분산한다고 하는데, 사실 고정형 핫스팟의 경우에야 그것이 가능한 것이지, 버스 같은 이동형 차량에는 3G-to-Wi-Fi의 솔루션에 대안이 없는 한, 3G의 데이터는 전혀 분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AT&T가 무료 핫스팟을 설치하는 것의 다른 이유는 고객들에 대한 경쟁사로의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핫스팟이 들어가는 곳을 보면 스타벅스 같은 대형 체인 매장들이 많습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인고 하니, 오프라인 매장의 이해관계와 맞아들어가기 때문에 윈-윈 차원에서 무료 핫스팟이 설치된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버스, 지하철하고는 차원이 다른 얘기가 되지요.

그럼, 버스, 지하철 무상 무료 핫스팟 사업은 못하는 것이냐. 그렇게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이 비용 문제에 대한 해법만 있으면 됩니다.

1. 세금
세금이 1차적인 재원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더욱이, 초기 안정적인 런칭과 운영을 위해서는 마중물 차원에서 공공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시민의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적정한 예산 확보와 편성이 필요하겠지요.

2. 통신사업자들의 사회 환원 자금
그간 통신사업자들이 과다한 통신비를 소비자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는 여론이 있었습니다. 항상 이전보다는 높은 실적을 보여주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개 기업에게 이윤을 무조건 낮추라는 것은 곧 죽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같으면서도 명분이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통신사업자들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고객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어차피 지출하게 되는 사회 환원 자금을 이쪽으로 조금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럼 회사는 매출이 줄 걱정을 안 해도 되고, 고객들은 환원되는 혜택을 누리게 되니 효과는 같으면서도 명분이 서는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통신사업자들과의 협상을 잘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3. 광고
광고 모델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사업에 너무 상업적인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 공영방송에도 광고가 나가는 세상입니다. 광고가 악이 아니라 허위 과장 광고로 사기를 치는 것이 악입니다. 산업을 잘 돌아가게 하고,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주는 선 기능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 광고 수익이 상당한 비용을 보전해 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특정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직업, 지역, 생활수준 등의 타게팅이 되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광고 수익도 높아지겠죠?

자, 안 되는 게 아니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무선공유기 값이 문제가 아니라, 재정설계, 망 구축, 기간통신사업전략, 비즈니스모델 등 모든 면에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 될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 사업, 꼭 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게몽]

+ 노회찬의 공감로그

by 게몽 | 2010/03/23 23:35 | DIGXTAL's View | 트랙백 | 핑백(5)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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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tently Apple + 갑자기 생각난건데, 이 솔루션을 foursquare에 접목하면 딱이겠다 싶네요. + 그리고,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의 무료 지하철/버스 핫스팟 공약의 해법으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솔루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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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서는 다음 포스트들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10/03/12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 가능만 하다면 대환영 2010/03/23 버스, 지하철 무상 무선 핫스팟의 해법 얼마전 SKT가 KT의 와이파이 전략에 대해 비판을 한 적이 있지요. 와이파이는 전국에 100만곳을 구축해도 면적 기준으로 전국의 0.1~0.3%밖에 되지 않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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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생각난건데, 이 솔루션을 foursquare에 접목하면 딱이겠다 싶네요. 체크인 피로감에 대한 해결책으로요. + 그리고,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의 무료 지하철/버스 핫스팟 공약의 해법으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솔루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 회선사업자(KT, SKT/SKB)가 이런 솔루션을 도입해 광고BM이 가미된 핫스팟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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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하귀남 at 2010/03/24 07:44
쉽지 않을듯 합니다. 이미 유상으로 되고있는 무선인터넷망이 있는데 이것에 손해를 끼칠것이 뻔한 공공 무선인터넷은 문제가 생깁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이걸 상쇄할 만큼의 인센티브를 줘야하는데 공공예산으로는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무었보다 쓸사람과 쓰지않을사람을 파악하는것이 쉽지 않고 이문제는 예산책정시 수요자를 과예측해서 세금낭비가 되는 경우가 되기 쉬워 보입니다.
지하철이나 이런쪽에서 이문제가 심각한데 무선인터넷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게몽 at 2010/03/24 07:57
네, 비용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비용이 될 우려가 있는 부분은 통신사업자의 사회 환원 부분과 광고 모델로 보전을 하는 방향을 제안해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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